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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에 9억4,200만 달러 철퇴! 소셜미디어 중독도 기업 책임일까?

메타가 운영하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중독과 정신건강 문제를 초래했다는 이유로 제재를 받았습니다. 이번 판결이 소셜미디어 산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알아봅니다.

얼마전까지 저는 TV프로그램 “금쪽같은 내새끼” 를 즐겨 보곤 했습니다. 문제가 있다는 자녀와 부모 관계에서, 시작은 달라도 중간 쯤에는 항상 셀폰 사용시간이 문제가 되는것을 보았습니다.

저도 하루에도 몇 번씩 스마트폰을 열어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유튜브를 확인합니다. 처음에는 잠깐만 볼 생각이었는데 어느새 30분, 1시간이 지나 있기도 합니다.

화면을 계속 내리면 새로운 게시물이 끝없이 나타나고, 동영상이 끝나면 다음 영상이 자동으로 재생됩니다. 잠시 앱을 보지 않으면 새로운 알림이 도착해 다시 화면을 열게 만듭니다.

이렇게 청소년들이 소셜미디어에 빠지게 되거나, 어른들도 자기도 모르게 하루에도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되는것은, 이용자의 습관이나 자기통제 문제 일까요? 단순한 개인의 선택일까요?

최근 미국 법원은 전혀 다른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뉴멕시코주 법원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Meta)에 총 9억4,200만 달러의 재정적 책임과 대대적인 청소년 보호조치를 명령했습니다.

소셜미디어 중독을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이 만든 제품의 설계 문제로 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중요한 판결입니다.

메타에 무슨 일이 있었나?

뉴멕시코주 법무부는 메타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미치는 위험을 알고도 충분한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송에서 제기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어린 이용자가 계속 접속하도록 중독성 높은 기능을 설계했다.
  • 청소년을 자해·섭식장애·우울증 관련 콘텐츠에 노출시켰다.
  • 어린이가 성범죄자와 온라인 포식자에게 접근당할 위험을 방치했다.
  • 13세 미만 어린이의 서비스 이용과 개인정보 수집을 제대로 막지 않았다.
  • 이러한 위험을 알고도 부모와 소비자에게 플랫폼이 안전한 것처럼 설명했다.

재판에서는 메타 내부 문서와 전직 직원들의 증언도 제시됐습니다. 뉴멕시코주 측은 이를 근거로 메타가 어린이의 안전보다 이용시간과 회사 수익을 우선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메타는 이러한 주장에 동의하지 않으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안전 기능을 도입해 왔다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이번 판결에 항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9억4,200만 달러는 어떻게 나온 금액일까?

이번 금액은 피해자 한 사람에게 지급되는 거액의 손해배상금이 아닙니다. 두 종류의 금액을 합한 것입니다.

구분금액성격
소비자보호법 위반 제재금3억7,500만 달러뉴멕시코주 법률 위반에 대한 민사 제재
청소년 피해 복구기금5억6,700만 달러정신건강 치료·검사·예방사업에 사용
총액9억4,200만 달러약 13억 캐나다달러 규모

2026년 3월 배심원단은 메타가 뉴멕시코주의 소비자보호법을 7만5,000건 위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건당 최고 5,000달러의 제재금을 적용해 총 3억7,500만 달러가 산정됐습니다.

이어 법원은 2026년 8월 메타가 추가로 5억6,700만 달러를 청소년 정신건강 피해 복구기금에 내도록 명령했습니다.

두 금액을 합하면 총 9억4,200만 달러입니다.

이 돈은 어디에 사용될까?

5억6,700만 달러의 피해 복구기금은 앞으로 5년 동안 뉴멕시코주 청소년을 위한 정신건강 사업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사용 분야배정 금액
청소년 정신건강 치료4억2,000만 달러
검사와 위험도 평가9,000만 달러
예방교육과 인식 개선3,300만 달러
치료기관 소개와 진료 조정1,500만 달러
사업 감독과 효과 평가900만 달러

따라서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을 사용한 청소년에게 일정 금액을 직접 나누어 주는 방식은 아닙니다.

우울증·불안·자해·섭식장애·소셜미디어 중독 위험이 있는 청소년에게 상담과 치료를 제공하고, 학교와 의료기관에서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며, 필요한 전문기관으로 연결하는 데 사용됩니다.

담배나 오피이드 사태에서 기업이 사회적 피해 복구기금을 부담했던 것과 비슷한 방식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돈만 내라는 판결이 아니다

이번 판결에서 배상액보다 더욱 중요한 부분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운영 방식을 실제로 바꾸도록 명령했다는 것입니다.

법원은 메타에 향후 5년 동안 뉴멕시코주에서 다음과 같은 청소년 보호조치를 시행하도록 명령했습니다.

  • 미성년자의 나이를 더욱 정확하게 확인
  • 청소년 계정의 개인정보 보호 설정 강화
  • 성착취와 섹스토션 방지 기능 강화
  • 미성년자의 부적절한 나체 이미지 송수신 차단
  • 밤 시간대 미성년자 대상 푸시 알림 제한
  • 청소년 계정에서 공개 ‘좋아요’ 숫자를 기본적으로 숨김
  • 미성년자에게 이용시간 제한 적용
  • 소셜미디어 사용 위험을 눈에 잘 띄게 고지
  • 6개월마다 법원에 이행 상황을 공개 보고

소셜미디어 회사에 거액의 돈만 요구한 것이 아니라, 어린이와 청소년을 보호하도록 제품의 기능과 운영 방식을 바꾸라고 한 것입니다.

무엇이 청소년을 중독시킨다는 것일까?

소송에서 문제가 된 것은 특정 게시물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소셜미디어 회사가 직접 만든 제품의 구조와 기능이 핵심이었습니다.

무한 스크롤

과거의 인터넷 사이트는 한 페이지가 끝나면 이용자가 다음 페이지를 눌러야 했습니다. 그 순간 계속 볼 것인지 그만둘 것인지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무한 스크롤에서는 화면을 내리는 동안 새로운 콘텐츠가 계속 나타납니다. 자연스럽게 멈출 지점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자동재생

영상이 끝나도 다음 영상이 자동으로 시작됩니다. 이용자가 무엇을 볼지 직접 선택하기 전에 알고리즘이 다음 콘텐츠를 보여줍니다.

맞춤형 추천 알고리즘

소셜미디어는 이용자가 어떤 게시물을 오래 보는지, 무엇을 클릭하는지, 어떤 영상을 반복해서 시청하는지를 분석합니다. 그리고 가장 강한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콘텐츠를 계속 추천합니다.

이 과정에서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콘텐츠가 반복해서 노출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좋아요와 팔로어 숫자

게시물을 올린 뒤 좋아요와 댓글을 기다리는 과정은 심리적인 보상체계를 자극합니다. 반응이 많으면 만족감을 느끼지만, 반응이 적으면 불안이나 소외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외모와 또래의 평가에 민감한 청소년에게는 이러한 숫자가 상당한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반복되는 알림

앱을 보고 있지 않아도 새로운 댓글과 좋아요, 추천 게시물 알림이 계속 도착합니다. 이용자가 서비스를 떠난 후에도 다시 돌아오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각각의 기능은 편리하고 재미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이 기능들이 이용자의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해 결합되면, 자신의 의지만으로 사용을 멈추기 어려운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메타만의 문제일까?

아닙니다. 소셜미디어 중독과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로 소송을 당한 회사는 메타만이 아닙니다.

구글·유튜브

2026년 3월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재판에서는 메타와 함께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도 책임이 인정됐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사용한 한 여성이 중독성 설계 때문에 우울증과 불안 등 정신건강 문제가 악화됐다고 주장한 사건입니다.

배심원단은 메타와 구글의 과실을 인정하고 총 600만 달러를 지급하라고 평결했습니다.

  • 메타: 420만 달러
  • 구글·유튜브: 180만 달러

이 사건은 청소년 소셜미디어 중독 문제로 실제 배심원 평결까지 나온 최초의 대표적인 시험재판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메타와 구글은 판결에 동의하지 않고 항소 방침을 밝혔습니다.

틱톡

틱톡 역시 짧고 자극적인 동영상을 끊임없이 추천하고, 무한 스크롤과 반복 알림을 사용해 어린 이용자의 과도한 이용을 유도했다는 소송을 여러 차례 당했습니다.

틱톡은 일부 청소년이 제기한 사건에서 재판 전에 비공개로 합의했습니다. 합의 조건과 금액은 대부분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13세 미만 어린이의 개인정보를 부모 동의 없이 수집했다는 별도의 소송에서도 미국 정부와 거액의 합의에 도달했습니다.

스냅챗

스냅챗을 운영하는 Snap Inc.도 비슷한 소송을 당했습니다.

매일 친구와 메시지를 주고받게 만드는 ‘Streak’, 사라지는 메시지, 반복 알림, 외모 필터와 위치 공유 기능 등이 청소년의 과도한 이용과 안전 문제를 일으킨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스냅 역시 주요 시험재판이 시작되기 전에 원고와 합의한 사례가 있습니다.

합의는 법원이 회사의 책임을 인정한 판결과는 다릅니다. 회사가 재판의 비용과 불확실성, 내부 자료 공개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 합의를 선택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왜 이번 판결이 중요한가?

미국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이 이용자가 올린 게시물 때문에 발생한 피해에 대해 폭넓은 법적 보호를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소송의 원고들은 “어떤 게시물이 나빴다”는 주장보다 “회사가 사람을 중독시키는 방식으로 제품을 설계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에 유해한 게시물을 올린 사람과 그 게시물을 자동으로 계속 추천하도록 시스템을 설계한 회사의 책임은 별개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이번 뉴멕시코 판결도 메타를 단순히 제3자가 올린 콘텐츠의 게시자로만 보지 않았습니다. 알고리즘과 알림, 무한 스크롤 등 메타가 직접 설계한 제품 기능이 사회적 피해를 일으켰는지를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법적 접근이 확산된다면 소셜미디어 회사들은 앞으로 “이용자가 알아서 조절해야 한다”는 주장만으로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캐나다에도 영향을 미칠까?

이번 판결은 미국 뉴멕시코주에 적용되는 판결이므로 캐나다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이용자에게 동일한 제한이 바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메타·유튜브·틱톡·스냅챗은 전 세계적으로 동일하거나 유사한 서비스를 운영합니다. 미국에서 플랫폼의 중독성 설계에 법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계속된다면 캐나다를 포함한 다른 나라의 규제와 소송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캐나다에서도 어린이 개인정보 보호, 온라인 유해 콘텐츠, 학교 내 스마트폰 사용, 플랫폼의 연령 확인 의무 등을 둘러싼 논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시작된 변화가 장기적으로는 캐나다 청소년 계정의 기본설정과 알림, 이용시간 제한, 연령 확인 방법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결국 누구의 책임일까?

소셜미디어 문제를 기업의 책임으로만 돌리는 것도 완전한 해답은 아닐 것입니다. 부모의 관심과 교육, 학교의 디지털 교육, 이용자 자신의 절제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어린이와 세계적인 기술기업을 동등한 위치에 놓고 “사용하지 않으면 된다”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기업은 이용자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수천 명의 엔지니어와 심리학적 연구, 정교한 알고리즘을 이용해 사람들이 더 오래 머물도록 서비스를 설계합니다. 자기통제 능력이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어린이가 이러한 시스템을 혼자 이겨내야 한다고 보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번 판결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단순합니다.

소셜미디어 이용은 정말 이용자의 자유로운 선택일까? 아니면 그 선택 자체가 기업에 의해 정교하게 유도되고 있는 것일까?

뉴멕시코 판결은 소셜미디어 사용의 모든 피해가 기업 책임이라고 단정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기업이 이용자의 관심을 붙잡아 수익을 올리는 과정에서 위험을 알고도 방치했다면, 그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기업도 부담해야 한다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메타는 항소할 예정이므로 9억4,200만 달러와 운영개선 명령이 최종적으로 그대로 유지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판결은 분명한 변화를 보여줍니다.

소셜미디어 중독은 더 이상 개인의 의지 부족만으로 설명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사람을 멈추기 어렵게 만든 기술과 기업의 책임을 함께 살펴봐야 하는 커다란 사회문제가 됐습니다.

주요 참고자료